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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유
고베에서 피어난 한일청년의 진심 | 한일대학생 우정의 만남, 주고베총영사관 주최 본문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뉴스나 SNS를 보면 한일 관계는 늘 뜨거운 감자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우리가 고베 총영사관의 '우정의 만남' 현장에서 마주한 것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복잡한 역사를 잠시 내려놓고, 언어의 벽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젊은 청춘들의 진심을 말이죠. 지금부터 그 희망적인 만남의 순간을 공유합니다.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기념적인 해에, 유난히 공식적인 활동을 통해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7월 주한일본대사관 주최의 '제네시스 방일단' 참여로 도호쿠 지방의 센다이, 후쿠시마와 홋카이도를 방문한 것에 이어 이번 11월에 3일간 주고베총영사관의 주최로 고베 지역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목적은 주고베총영사관에서 몇 회째 진행 중인 '한일 대학생 우정의 만남'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 방문했습니다. 교류 대학은 주고베가쿠인대학으로 약 10명 정도의 일본 학생이 참여를 해주었습니다.

11월 12일 오전, 9시 30분 공항에서 함께 일본으로 가는 인솔자 교수님과 학생들을 만나 출국장으로 들어갔어요. 이번 활동에는 상명대(서울2, 천안 2), 성결대, 항공대 각각 1명씩 참여해 인솔교수님을 포함한 7명이 함께했습니다. 간사이 공항에서부터는 주고베총영사관 직원 분이 안내를 위해 동행하기로 했어요.

간사이 공항까지 1시간 30분, 입국장 까지 나가는 데에 1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서 일정이 30분 정도 밀린 것 같더라고요. 최근 일본은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요. 관광수입으로 얻는 이익도 좋지만, 과도한 관광객들로 사생활까지 침해를 받고, 출퇴근하는 현지 직장인들도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아요.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고베 시내까지 차로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먼저 호텔 체크인 후, 짐만 방에 가져다 둔 뒤, 고베가쿠인 대학교로 이동했어요. 바다를 앞에 두고 있는 캠퍼스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 도착하고 고베가쿠인대학교 총장님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는 소희의장으로 이동했어요.
우리 테이블에는 스즈카를 포함한 일본인 여학생이 3명이 배정되었습니다. 오늘은 가벼운 오리엔테이션과 본격적인 활동 전 팀원들과의 아이스브레이킹 순으로 진행되었어요. 총장님과의 대화에서는 아직 비즈니스 일본어가 숙달되지 않은 상태라서 최대한 말을 아꼈는데, 학생들과 대화할 때는 다행히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이스브레이킹을 비롯한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만찬회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고베가쿠인대학의 야경이 예쁘다는 일본 대학교 측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야경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도쿄, 홋카이도, 후쿠시마 등 일본의 대학교 여러 곳을 가보았지만 그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고베가쿠인대학교의 캠퍼스는 아름답더라고요.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아요.

오사카, 후쿠오카, 홋카이도, 도쿄 등 큰 도시를 여러 번 방문했지만 고베는 처음이었어요. 한신 아와지 대지진 그리고 주변 후배가 유학생활을 했던 곳이라는 점 외에는 딱히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아,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긴키지방의 거점도시들이 오버투어리즘으로 곯머리를 앓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어요. 매체의 영상을 보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이 크게 화를 내는 장면도 몇 번이고 본 적이 있고요. 선을 지키면 표면적인 부분에 한해서라도 화를 내지 않는 일본인인데,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독백의 시간이 지나고, 고베의 큰 번화가 산노미야 근처에 만찬회장에 도착했습니다. 입구부터, 「韓日大学生友情の出会い会場」(한일대학생우정의 만남 회장)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주최 측인 주고베총영사관의 총영사님이 개회사를 해주셨고, 고베가쿠인대학 학장님, 상명대학교 교수님 순서로 공식적인 말씀이 오갔습니다.
사실 이런 공식적인 자리를 몇 번이고 겪고, 온오프라인 활동을 했던 경험이 많아서 큰 감흥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단순한 교류를 떠나 이런 활동을 개최하는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한일 학생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함께 하나의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것, 그 후로 친구로서 관계를 맺는다고 해도 그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마 삼 할조차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도 그럴 것이 단편적인 만남에서 그러한 관계를 찾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그 상대가 일본인이라면 더욱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해요. 「本音と建前」(혼네와 타테마에) 문화가 뿌리 깊은 일본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친근하게 행동하지만, 뒤돌아서면 언제보았냐는 듯 차갑게 느껴질 때가 꽤나 많으니까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일본인 친구들과 어느 정도 친해졌을 때 항상 묻는 말이 「今建前でしょ?」 (지금 타테마에지?) 라고 물어보거든요. 이런 상황 속에서 짧은 교류 기간 동안 진심으로 일본 친구와 가까워지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교류가 가지는 의미를 찾는다면 좀 더 거시적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어요.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굉장히 가까운 위치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가진 문화나 추구하는 성향만 보아도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설적인 표현과 행동을 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간접적인 표현 같은 흔히 '돌려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그래서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일본 친구와 대화할 때 답답함을 느끼는 순간도 있고, 일본 사람이 한국 친구에게 상처를 받거나 무례함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돌아와서 사소한 차이부터 큰 차이까지 존재하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주 교류하는 것'이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호 미래를 위해 관용을 베풀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단순히 함께 활동을 하거나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 그 경험 속에 무엇을 배우고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아무튼 돌아와서 두번째날에 본격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그림으로 표현하게 팀별로 프레젠테이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희 조와 다른 한 조는 환경 문제에 대해 한일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저희 조는 한국의 케이팝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그리고 SNS에 능숙한 서로의 장점을 살려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나머지 1조는 한국은 유일한 휴전국, 일본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많은 곳으로 자국의 상황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사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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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시간 정도에 활동을 팀별로 발표하고 마지막으로 고베가쿠인 대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공식 한일 교류 행사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공식 활동이 끝나고 고베 신문에서 나온 기자님이 인터뷰를 요청해 주셔서 학생 대표로 인터뷰를 했어요.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한국의 상명대학교, 한일문화콘텐츠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유은혁이라고 합니다.
Q. 이번에 한국과 고베가쿠인 대학교 학생들과 교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학생들과 교류하고 느끼신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전반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의 경험과 배경을 바탕으로 말하는 반면에, 일본 학생들은 일본에서의 경험과 배경으로 말하잖아요?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그 차이가 정확하게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은 거리가 가까우니까 비슷하다고 종종 생각할 때도 있었거든요.
Q. 2025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특별한 해인데, 앞으로의 양국 관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면 좋을 것 같나요?
A. 한국은 케이팝, 일본은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서로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콘텐츠학과에 재학하는 학생으로서 콘텐츠로 시작된 흥미가 지속적이고 더욱 확대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한일협력과 이해가 생기도록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Q.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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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인터뷰였지만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들이 많았고, 뭔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생각하면 좋다가도 종종 괴리감을 받을 때가 많아서 진지한 마음을 담아 대답했어요. 한일관계가 정치, 경제, 문화, 역사적으로 상호 관용과 이해 아래 더욱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 번의 한일교류회 참석을 했었지만, 동성 친구들을 사귀는 것은 이번 고베 활동이 처음이었어요. 그중 특히 유우키(21)라는 친구랑 친해져 개인 SNS 연락처도 교환하고, 지금까지도 연락을 이어가고 있어요. 일본 남성에게 궁금했던 점들이 많았거든요. 보통 친구들과 놀면 무엇을 하면서 노는지 같은 사적인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진로나 꿈같은 것들까지 일본 남성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과 다르지 않게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것은 같았지만 '스펙'이나 취업 걱정은 그렇게 크다고 하지 않은 것을 보고 조금 부러운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아 물론 일본도 대기업이나, 일본 전국 10대 명문대학교를 진학하는 학생들은 경쟁이 어마어마하다고 하네요.)

그렇게 학생들과의 공식적인 교류회가 끝나고 영사관에서 나오신 담당자분 인솔하에 한신아와지 대지진 재해기념 센터에 방문했어요. 1995년 1월에 발생한 한신 아와지 대지진은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대재해 중 하나로 당시의 상황과 피해를 재해센터에서 알 수 있었어요.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지진 빈도가 굉장히 잦다는 걸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모두 알고 있어요. 일본 내에서도 지진 관련 설비를 비롯한 대비가 잘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방재센터에서 이런 말을 들었어요. '재해라는 건 항상 예상하지 못한,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진다.'
재해, 인재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고 생각하니 '인간과 미래 방재센터'의 시간이 더욱 뜻깊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당시의 상황을 잊지 않기 위해 추모를 하고 기리는 사람들과 후대에 비극을 전하여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의 피해를 줄이고자 현지의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도 많이 방문하는 것 같아요.
2박 3일간의 고베 방일 기간 동안, 지금껏 경험했던 여러 한일 교류회와 다르게 타인과의 관계형성뿐 아니라 홀로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 볼 시간이 많아서 더욱 특별했던 것 같아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학생의 신분으로서 한일교류회를 진행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렵겠지만, 지금껏 쌓아온 일본 지인들과의 관계를 지속하고 개인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자주 고민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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