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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봐(Look Back), 영화 룩 백 본문

영화

돌아봐(Look Back), 영화 룩 백

피죤맨 2024. 9. 10. 21:49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뭐지’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다. 충격, 아마 근래 본 영화 중에 가장 충격적인 연출이 아니었나 싶었다. 만화가라는 꿈과 서로를 동경하는 후지노와 교모토의 성장 이야기. 그리고 각자의 경험이 연쇄작용처럼 어우러져 같은 뿌리지만 다른 길을 선택하는 우리의 삶과 닮아 보였다. 가슴속에 뜨거운 것을 품어봤던 사람이라면 잊었던 온기를 다시 한번 더 떠오르게 만드는 울림이 이 영화 속에 있다. 어린 시절 바랬던 꿈과 막상 이룬 꿈의 현실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야 하는 후지노에게 교모토는 자신이 후지노의 손을 잡고 세상으로 나온 것처럼 자신의 등을 보여줌으로써 후지노에게 다시 한번 삶을 돌아보고 나아가길 바란다. 마지막 후지노가 만화를 그리는 롱테이크 장면으로 룩 백은 끝난다.

  다른 영화에 비하면 룩 백의 러닝타임은 58분으로 짧은 수준이다. 하지만 완벽한 58분. 부족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시간의 길이가 되려 룩 백과 어울린다. 또한 영화 내내 우리가 작품에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던 OST도 빼놓을 수 없다. 적당한 타이밍에 흘러나오는 음악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공식 음원의 3번 트랙인 ‘8 の季節(8의 계절)’과 마지막 장면의 후지노의 등 뒤로 흘렀던 마지막 트랙 ‘Light Song’을 추천한다.

  등을 맡긴다는 표현은 그만큼 맡긴 상대를 생각하는 믿음이 강하다는 것으로 예전부터 표현되어 왔다. 그렇기에 등을 돌아보았을 때 존재할 누군가, 그 자체만으로 얼마나 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그 감정의 형태는 위로, 용기, 우직함과 같을 것이라. 후지노와 교모토가 보여준 청춘은 많은 예술가, 더 나아가 평범하게 꿈을 가지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정표이자 위에서 언급했듯이 식어간 가슴의 불씨처럼 뜨겁게 느껴지리라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무뎌진 감정을 다시 한번 마주했다.

her soul slides away
그녀의 영혼이 떠나버려요

but don't look back in anger
하지만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말아요

i heard you say
난 당신이 하는 말을 들었어요

Don’t Look Back in Anger, Oasis(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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