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울 유
당신은 가을 같아요 본문
짧아진 가을의 끝에 당신을 봅니다. 당신은 가을과 닮아 보여요. 금방이라도 떠나버릴 것처럼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도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과 함께 야밤의 가을 공기를 맡고 있는 것은 아마도 곧 떠나버릴 것 같은 가을의 향을 조금이라도 더 맡아두고 싶은 것이겠지요. 이것은 미련이자, 후련하고 싶지만 후련할 수 없는 우유부단일 수도 있습니다. 그저 조용히 사라질 이 가을의 공백에 남았을 때, 내가 너무 춥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이 사이에도 가을의 밤은 여전히 시원함과 약간의 서늘함을 머금은 입김을 뱉고 있습니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낙엽을 보았습니다. 올려다본 나무에 몇 잎 남지 않은 잎새는 모래시계 같았습니다. 이 잎이 모두 떨어지면 떠나겠다고 알려주는 건가요. 조급한 마음을 달랠 수 없겠네요. 그저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겨울을 맞을 준비나 하고 있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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